울어도 될 때
울어도 될 때가 있다. 혹시.. 울고 싶다면, 내 손을 잡아주고, 휴지를 건네주고, 흔들리는 내 등을 살포시 어루만져주는 그런 누군가가 존재한다면, 그래, 울어도 좋다. 그 세 동작을 다 해주지는 않아도 좋다. 그 중 어느 것 하나만이라도 해준다면, 나는 그 동안 참고 있던 울음을 쏟아내고 쓰러져 잠들고 싶다. 가만히 옆에서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우는 당사자에게 가만히 있는 사람의 존재는 그(녀)와 나의 사이에 벽을 세우고, 눈물이 나는 그 순간이 주는 불편함, 나약한 내 자신의 모습을 관객으로서 보게 되는 부끄러움을 몰려오게 한다. 그리고 서둘러 다시 사회적 인간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강박증을 깨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혹은 몇몇의) ..
2019. 10. 7.
지난 2년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분명 사람들을 만나고, 보내고, 무엇인가를 하며 바쁘게 살았는데...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내 삶의 시간 속에 마치 중요하지 않았던 것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이 곳에 온 궁극적인 목적, 그 결실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분명 2년 전에는 그 목적을 그래도 꽉 붙들고 있었던 것 같다. 결코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2년이 지난 지금에는 어쩌면...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단 한 번도 중도 포기한 적이 없었고, 계획에서 어긋나는 일이 없었는데... 내 삶에도 이런 순간들이 오는구나, 싶어 두렵기만 하다. 아니, 두렵다, 라는 말은 여전히 실감조차 못한 그냥 글자로서만 두.렵.다. 라고 하는 것인지도 ..
2019.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