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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이야기12

엄마가 암수술을 받으셨다. 두 번째 논문을 여러 저널에 보내놓고, 세 번째 논문을 준비하답시고 기숙사에 버티고 있다가 허송세월 시간만 죽이다가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논문 핑계대며(현실적으로도 핑계일 수 없다. 다만 몸이 그렇게 움직여질지...)2주 간의 짧은 기간으로 티켓팅 해놓고, 새해 첫 날을 지나 둘째 날에 도착. 엄마가 왠일인지 작은 집으로 올라고 하신다. 내가 좋아하는 회 먹으라는 얘기였지만, 회를 다 먹고도, 엄마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면서 집에 가자는 말을 안하신다.엄마의 얼굴색이 예전과 다르다. 나이 들어 피부가 예전같지 않다고 하지만, 피부가 검어지고, 거칠어졌다..마른나뭇가지같다.어깨를 짓누르는 스트레스, 부족한 영양섭취, 장시간의 비행, 시차..이 종합적인 요소들로 피로가 쌓일 대로 쌓여 꾸벅꾸벅 졸고 있.. 2016. 1. 20.
어서 나와~ 나올 듯 말 듯 하는 녀석이 여전히 내 애를 태우고 있다.잘 되는 것 같다가도 막막함에 부딪히고, 이 녀석을 세상에 내놓아도 되나,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이번 주 두 번의 미팅은 그야말로 내 에너지를 모두 앗아갈 정도로 스트레스가 컸다.물론 다음 한 주는 교수님 휴가(역시, 나이 든 교수는 휴가도 참 잘 간다..!) 탓에 미팅이 잡혀있지 않지만, 미팅이 없다고 놀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자유의지지만, 한 주 미팅 없는 동안 머리와 꼬리를 완성해놓아야 교수님의 검토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다.좀 전에 한 저널 에디터로부터 두 번째 논문이 아직 준비안됐느냐는 메일을 받았다. 첫 번째 아이를 내 놓은 은행산업 전문 등재지인데, 논문 게재하면서 몇 번 메일을 주고 받아 "서면으로.. 2015. 11. 7.
생명끈을 줄여서 가방끈을 늘리고 있어 지난 학기에는 여기저기 안 좋던 몸도 매일 학교 내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면서 훨씬 좋아졌는데, 민간업자가 운영하던 교내 피트니스 센터가 갑자기 문을 닫고, 그로 인해 운동을 안 한 지 수개월이 되고 보니 다시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 중이다.그 와중에 삐걱거려 지난 여름에 고쳤던 기숙사 방 문. 다시 또 삐걱거려 내가 애써보겠다고 괜히 힘겹게 열고 닫다 안 좋던 허리 디스크에 무리가 갔나 보다. 살짝 안 좋았을 때 운동 열심히 하고, 때때로 쉬어야만 했던 내 허리는 주인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더욱 악화된 듯 싶다.급기야 오늘 저녁, 식당에서 밥을 먹고 일어서는데 한 걸음 내딛을 때 전해져 오는 신경 통증이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해줬다. 다행히 여차여차해서 집에 잘 왔고, 더운 물로 샤워하고 임시방편으.. 2015. 10. 31.
블로그를 열다 블로그를 열었다.20대 중반 블로그를 시작해서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고,유학을 오면서 한국과의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을 하다퍼거슨 감독의 말대로 SNS는 그야말로 시간 낭비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지만,어떤 빈 공간에라도 소리라도 쳐야 했기에 이 곳에 또 둥지를 튼다.페이스북은 내가 이렇게 행복해,라고 자랑하는 곳이고,인스타그램은 난 요런 데도 가봤지,라고 자랑하는 곳이고,블로그는 나는 이런 것도 잘 알아,라고 전문지식을 자랑하는 곳이라는데,내 경우는 세 군데 모두 해당이 되지 않기에 "전문지식" 자랑하는 블로그 그룹에 들어왔음에도 이 곳에서조차 이방인이 될 듯 싶다.그냥 내가 아우성치는 곳, 가끔은 생각을 정리하는 곳 그런 곳이 되다 또 흐지부지될 지도 모르겠다.그냥 다만 시간을 많이 이 곳에 투자하고는 싶.. 2015. 10. 30.